[기자의 눈] 이홍기씨는 도대체 왜, 누구 돈으로 싸우나?

거액의 한인회 운영자금, 소송비용 대는 세력 찾아야

애틀랜타 한인회관을 둘러싼 분쟁이 이제 자금을 바탕으로 한 법정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.

연말에 물러나 한인사회를 멀리하겠다는 이홍기 전 회장이 여전히 법정 공방의 중심에 서 있는 이유,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자금줄의 정체가 무엇인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.

◇ 이홍기씨 “한인사회와 연루 안되고 싶다”

이홍기씨는 얼마 전 인터뷰에서 “올해 연말 자칭 한인회장 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인사회에 연루될 생각이 없다”고 밝혔다. 봉사의 의지도 없고, 각종 의혹으로 이미 명예가 크게 실추된 상황에서 그가 여전히 박은석 회장 및 김백규 비대위원장 측과 소송전을 이어가는 배경은 납득하기 어렵다.

◇ 긴급 청원, 맞대응 소송…치솟는 법정 비용

이씨는 14일 새벽 법원에 긴급 청원을 제출(본보 단독기사 참고)했고, 이에 앞서 김백규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을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했다. 박 회장 측이 준비 중인 소송에 대한 맞대응 역시 예고돼 있다. 변호사 비용, 법원 수수료, 각종 행정비용까지 감안하면 매달 들어가는 법정 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.

◇ ‘한인회관 사수’ 세력이 분열 조장 의혹

이홍기씨 주변에서는 이번 소송의 배경에 “어떻게든 애틀랜타한인회관을 사수해야 하는 세력”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.

재무 담당이 아닌 김일홍 자칭 한인회관 관리위원장이 조지아 주정부 법인 등록 사이트에 CFO(최고재무담당자)로 등재돼 있고, 회관을 ‘장악’하자마자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은 의혹에 무게를 더한다.

◇ 자금 출처 밝히면 배후 세력 드러날 것

김일홍씨가 운영자금의 출처가 아님은 분명하고, 매달 1만달러 이상 소요되는 회관 운영비를 대는 세력이 누구인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. 한인사회와 더 이상 연루되고 싶지 않다는 이홍기씨가 자신의 명예를 지키겠다며 거액의 운영비와 소송비를 부담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.

또한 새롭게 이씨측 한인회장에 출마한 유진철 전 미주총연 회장이 마련한 3만달러 공탁금의 출처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. 그렇다면 그 막후 자금줄은 누구인가.

박은석 회장 측은 현재 이홍기씨와 김일홍씨 등 표면에 드러난 인물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지만, 정작 주목해야 할 대상은 그 뒤에 숨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한인회관을 장기간 점유하려는 세력일 수 있다.

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물 간 갈등이 아닌, 회관의 향방을 둘러싼 권력·이념·자금 세력의 복합적인 분쟁이라면 배후의 실체를 밝히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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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연 기자